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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책11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김영하 - 왜 멀리 떠나가도 변하는 게 없을까. 인생이란. (책에 대한 내용은 그다지 없고,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상이 대부분) 제목부터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프랑스 소설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된 후 대중들에게 한 말이다. 작가는 여기에서 제목을 가져왔다고 말했다.(알쓸신잡1 2화 中) 고등학생일 때 김영하 작가 소설 시리즈를 샀었는데, 그 당시엔 읽지 않았었다. 그래도 책장에 꽂혀있는 것을 보며 짧게, 짧게나마 생각하곤 했다. 과연, 내게 나를 파괴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가에 대해. 그리고 2021년이 다 가고 있는 12월 나는 이 책을 집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고등학생이었던 그 당시에는 책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 2021. 12. 30.
일곱 해의 마지막/ 김연수 장편소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p30 외로움을 나쁜 것이라고만 생각하니까 그럴 수밖에. 외로워봐야 육친의 따스함을 아는 법인데, 이 사회는 늘 기쁘고 즐겁고 벅찬 상태만 노래하라고 하지. 그게 아니면 분노하고 증오하고 저주해야 하고. 어쨌든 늘 조증의 상태로 지내야만 하니 외로움이 뭔지 고독이 뭔지 알지 못하겠지. 요전번에는 종로의 한 화랑에서 그림을 봤는데, 무슨 제철소인가 어딘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그려놓았더군. 그런데 육중한 철근을 멘 노동자들이 모두 웃고 있더라구.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인간, 슬픔을 모르는 인간, 고독할 겨를이 없는 인간, 그게 바로 당이 원하는 새로운 사회주의 인간형인가봐. 그러니 나도 웃을 수밖에. p31 이런 상황이라면 결국 사람들은.. 2021. 2. 19.
고양이1,2 베르나르 베르베르 고양이라는 책은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고양이의 눈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게 흥미롭다. 인간이 넘어지자 그러게 왜 뒷다리로만 걸어 다니냐고 고양이가 혀를 차기도 한다. 내용을 아주 간략하게 말하자면 파리를 배경으로 테러와 전쟁이 일어나고 페스트까지 유행하면서 인류는 멸망의 위기에 다다른다. 그 속에서 고양이 피타고라스와 바스테드는 인간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쥐에게서 점령당한 도시를 구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고양이를 다룬 소설이지만 굉장히 철학적인 내용도 있고 좋은 글이 많은 책인 것 같다. 이 책에서 고양이들한테서 배우는 게 많다. 그리고 더 나아가 동물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까지 나아가게 한다. 다음은 책에서 그냥 글이 마음에 들었다거나 잠시 생각하게 만든 글을 모아봤다. 모아 놓고 보니 크게.. 2020. 8. 17.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김영민 논어 에세이 고전 텍스트를 읽음을 통해서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은,텍스트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삶과 세계는 텍스트이다.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이라는 책의 저자 김영민 교수는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하버드대 동아시아 사상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브린모어대 교수를 지냈다.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영화평론 부문 당선 이력도 있다. 그의 첫 저서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라는 책이 있다. 그가 써오던 칼럼들을 모아서 만든 책으로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사회현상에 대한 통찰력을 볼 수 있었다.(그가 칼럼계의 아이돌이라고 불리는 사실을 김영민 교수는 알까?) 역사시간에 탈춤이 양반의 모습을 비꼬고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면서 풍자와 해학이라는 것을 말.. 2020. 8. 16.
밀리의 서재 소설 '스노우' 정용준 지진이 휩쓸고 간 서울, 폐허가 되어버린 종묘를 배경으로 따뜻한 시선과 위로를 건넨다. 는 책 소개를 보고 읽었다. 사실 책 소개를 읽을 때 대충 읽는 편이기에 서울에 지진이 났다고 가정하는 것도 재밌고 역사를 다루는 픽션 소설을 좋아하기에 나름 지레짐작하며 책을 읽었다. ​ 지진이 일어난 우리나라, 서울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러나 책은 오직 종묘라는 장소에 중점을 둔다. 그리고 이렇게 끝난다고?라고 생각할 만큼 소설의 분량도 짧다. 처음에는 책을 읽고 느껴지는 게 별로 없었다. 책을 읽었는데 남는 게 없다는 걸 납득하기 싫어서 책을 덮고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든 생각이 있다. 서울에 지진이 나서 건물이 붕괴되고 폐허가 되면 과연 누가 종묘와 같은 문화유산에 신경을 .. 2020. 8. 15.
작별 한강 (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中) 존재와 소멸의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경계에 대해 말하다! 라고 하는데 나는 이 책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소년이 온다》라는 책을 감명깊게 읽어서, 한강이라는 이름이 반가워서 책을 집었는데 난데없이 눈사람이 된 여성의 이야기를 작가는 들려준다. 그래서 동생에게 읽어보라고 했다. 책에 대한 다른 시각을 나에게 주지 않을까 싶었다. 그는 나랑 정말 정반대에 있는 사람이기에. 단편집이기에 그 자리에서 읽더니 자기도 잘 모르겠다는 답을 내놓았다. 그 후, 시간이 좀 지나서 동생이 한강의 작별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만약 책 주인공처럼 갑자기 눈사람이 되면 어떡할거야?" "나 냉동창고에 있을거야" "바보야. 눈은 얼음이 아니야. 결국 녹아." 그에 대한 나의 대답 "어쩌라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까 동.. 2020.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