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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책11

유성호 법의학자의 '죽음'강의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우리 모두 죽음을 비켜갈 순 없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죽음을 마주 보아야 하는 이유이죠." 나는 이동욱의 tv 토크쇼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를 챙겨보곤 했었다. 다양한 셀럽이 게스트로 나왔고 이동욱 씨와 장도연 씨가 함께 이끌어가는 토크쇼였다. 형식이 참신했었다. 셀럽과 연관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인터뷰, 시추에이션 토크, flex(자기 자랑) 토크가 있었다. 그중에서 유성호 법의학자가 나온 편을 관심 있게 봤었다. '법의학자'라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직업을 가지고 계셨고, 법의학이라는 분야 자체도 신기했다. 또한 CSI나 국과수에서 하는 일들에는 단순한 흥미를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범죄 사건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듣는 것도 무섭기도 하지만 흥미 있는 일이었다. 며칠 전 '나는.. 2020. 8. 11.
에픽하이 타블로 소설 '당신의 조각들' pieces of you 내 플레이리스트에는 항상 에픽하이와 타블로의 노래가 있다. 난 그의 노래를 좋아한다. 노래로 하여금 누군가를 떠올리고, 사회현상을 직시하고, 경험을 공유하게 된다. 에픽하이의 앨범 중에도 '당신의 조각들'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다. 2008년 정규 Love Love Love, Breakdown, One, 낙화, 우산이 수록된 명반, 그곳에 당신의 조각들이 있다. 부모님을 생각하고 만든 것 같았다. 처음 듣는 순간, 시간이 멈추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알고 보니 타블로가 아버지에게 헌사한 노래라고 한다. 당신의 조각들은 작아져가는 아버지에 대한 헌사 같은 곡이다. 아버지와 식사를 하다가 우연히 아버지의 손을 봤다. 옆에 있던 카메라로 아버지의 손을 찍어 나중에 현상을 해봤는데 사진.. 2020. 8. 5.
죽여 마땅한 사람들 (The kind worth killing) 피터 스왓슨/ 킬링타임용 스릴러 소설 '죽여 마땅한 사람들 (The kind worth killing)' /피터 스완슨/ 푸른숲 책상에 놓인 책을 엄마가 보고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라는 단어를 내뱉으면서 나를 쳐다봤다. 나 또한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라는 책 제목은 의아했다. ‘죽여 마땅한’이라는’ 말은 어딘지 모를 불편한, 불쾌한 느낌이 든다. 책 뒷장의 옮긴이의 말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죽어 마땅한’과 ‘죽여 마땅한’의 차이는 무엇일까? ‘deserve to die’가 아닌, 이 책의 원제에도 나오는 ‘worth killing’은 살인자로서의 정체성과 능동성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누군가의 죽음을 보고 죽어도 싸다고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내가 직접 살인을 실행하리라는 의지. ‘죽여’라는 이 한 단어만으로도 다른 느낌을 갖게 .. 2020. 8. 3.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신영복 옥중서간 이 책은 교양으로 듣는 글쓰기 수업에서 교수님께서 추천하신 책 중 하나이다. 저자가 20년간 옥살이를 하면서 쓴 편지들을 모아 만들었다고 간단히 소개를 해주셨다. 책을 읽어보려고 도서관에서 빌려왔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잘 읽히지 않았다. 몇 년이 지난 지금 다시 펼쳐 읽어보면서 이 책의 가치를 깨달았다. 좋은 책이다. 도서관에서 빌려 봤는데 읽으면서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살만큼. 저자 신영복 교수님은 1941년 경남 밀양에서 출생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숙명여대 경제학과 강사를 거쳐 육군사관학교 경제학과 교관으로 있던 중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년 20일을 복역하다 1988년 8월 15일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이후 성공회대 교수.. 2020. 7. 31.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창비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자 한다면 서로 다른 단어들을 조합해서 새로운 걸 만들어 내라고 했던가. ‘선량한’과 ‘차별주의자’의 조합은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사실 어떤 책을 고를 때 그다지 고심하지 않는다. 그 날의 감정에 따라서, 그냥 단순히 책 표지가 감각적이어서, 아는 작가라서, 제목에 이끌려 읽는다. 나랑 안 맞으면 죽기 전 언젠가 읽겠지 하고 책을 덮으면 그만이다. 어쨌든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차별에 대해 다룬다. 김지혜 작가는 사회복지와 법을 공부했고, 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에서 소수자, 인권 차별에 관해 가르치시고 연구하신다. 이 책은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고민에서 출발했다. 바로 토론회에서 작가가 ‘결정 장애’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한 청중의 지적이었다. 이때 작가는 자신이 차별적인.. 2020. 7. 28.